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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도서리뷰]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저자:김대식 / 출판:21세기 북스)


우리는 우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인간에 대해서 혹은 자신의 본질에 대해서 평소에 얼마나 생각하고 있습니까? 뇌과학이라는 분야는 제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뇌과학은 과거의 인간을 해석하고, 미래를 제시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많은 관심이 없기도 한 학문이기도 합니다. 그저 심리테스트처럼 페이스북 같은 여러 SNS에  '남자가 or 여자가 ㅇㅇㅇ한 이유!' 라는 호기심 자극하는 제목의 포스팅 정도로 가볍게 여겨지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독서계기

인간 심리학, 행동 심리학, 습관의 법칙 등 제가 좋아하는 책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제가 상상하지 못하는 분야라는 점입니다. 영화든 만화든 저는 제가 상상하지 못하는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제가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칠 때면 저 역시 그 영향을 받아서 창의적인 생각들이 솟납니다.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은 정말 투박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냥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퀀텀 독서법이라는 책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퀀텀 독서법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 책보다 재미있을까 의문입니다. 그만큼 이 책은 재미있다는 뜻입니다.

줄거리


책의 저자 김대식 작가님은 MIT에서 뇌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뇌 과학자입니다. 더불어 카이스트 전자공학부 교수님이기도 합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뇌에 관련된 과학적인 사실과 철학적 물음에 관한 내용입니다. 글의 형식은 주로 자문자답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생각이란 무엇일까? 나의 자아란 무엇일까? 나는 나를 어떻게 나라고 인지하는 걸까? 내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등등 과학 서적답지 않은 굉장히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글을 쭉 읽다 보면 뇌과학의 탄생은 인간에 관한 철학적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학문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과거 원시시대 이야기부터 그리스 이야기, 바빌로니아 문명의 길가메시 문학작품에 담긴 인생의 의미, 여러 뇌과학에 관련된 실험과 1.4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는 뇌가 우리 몸에서 어떠한 작용을 하고 있는지까지. 광범위하고도 우리가 전혀 몰랐던 흥미로운 소재들을 지루하지 않게 다루고 있습니다.  


느낀점

철학이라고 하면 따분하고 머리 아픈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철학적인 고찰은 굳이 여러 사람과 대화하지 않고 혼자 생각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SNS에 철학적인 글을 썼다가는 중2병이라는 조롱을 받는 수모를 겪을 위험도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에게 있는 특유의 "그래 너 잘났어." 문화 때문일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500년 전 유럽의 많은 철학자는 서로의 생각을 부정하고 자기 생각을 주장하면서 중세 철학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그들의 철학적 사고는 지금 우리의 철학적 사고 보다도 한 차원 높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 시대에 인간의 생각이나 정신에 대해서 정의할 생각을 했는지 의문이들 정도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어릴 적부터 꾸준히 생각해오던, "내가 누구며 나는 왜 여기 있는가?" 에 대해서 어느 정도 대답을 들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있는 내용을 이 책을 읽지 않은 가까운 사람에게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더 붙이자면 김대식이라는 저자의 책을 모두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뇌과학은 현재 인간의 모든 현상을 100% 설명해 줄 수는 없습니다. 아마 뇌과학도 추론을 통해서 입증하고,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입증 자료들이 다른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불안정성을 안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매일 발전하는 의학만큼 불안정한 학문이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실험결과로 봐서는 뇌에 관한 혹은 인간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정보란 점에서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시간을 내서 읽어보기에 충분한 가치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