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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도서리뷰]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도 투잡을 해보자)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저자 : 패트릭 맥기니스 / 역자 : 문수민 /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투잡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부쩍 많아 진 것 같습니다. 시간은 돈과 같기에 사람들은 모두 시간을 돈과 바꿔서 사용합니다. 직장에 다니게 되면 안정된 재화를 얻을 수 있지만, 그에 대한 대가로 시간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해야 할까요? 안정적인 본업을 하면서 좀 더 금전적인 여유를 얻을 수는 없을까요? 그러한 궁금점을 조금이나마 해소할만한 책을 소개합니다.


독서계기

직장을 다니면서 개인적인 작업을 할 시간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요즘은 블로그도 하고, 또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제 지식을 옮겨 놓는 작업을 하다 보니, 음악 작업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래서 시간 관리에 관한 책들을 읽고 실행에 옮겨보지만, 뭐 아직도 시간이 조금 부족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여느 때와 같이 도서관을 거닐던 중 일단 강렬한 제목에 끌려서 책을 집었습니다. 참으로 회사 사장님이 보면 격노할 제목입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할 수 있다? 한두 개도 아니고 12개라니..시간의 유한성에 대해 고민하는 저에게 이런 문구는 거짓말도 같았지만, 작가의 소개를 보니 정말인 것을 확인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줄거리

저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사모펀드 투자자로 월가에서 1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한 패트릭 맥기니스 입니다. 저자는 월가에서 미래가 보장되고 잘나가는 투자자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좌천당하고 한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 깨달음은 책의 주된 내용과도 같은 "회사는 당신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입니다. 하지만 전업 사업가로서 나서기에는 안정을 추구하는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걸 전부터 알고 있었고, 본업인 회사에 소속된 채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서 이익을 많이 봤다는 내용입니다. 10%의 금전적 자산과 시간적 자산을 투자해서 미래를 대비하자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본업은 10%의 투자도 가능하게 해주는 좋은 자산이므로 90%를 잃지 않기 위해 본업에 누구보다 충실해야 한다는 좋은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실제로 맥기니스는 5년 만에 12개의 회사의 오너로 앉았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잘 살피면 그 오너라는 직책은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형식은 아닙니다. 물론 직접 운영하는 형식도 있어 보이지만, 대부분 지분을 보유한 공동 CEO의 형식입니다. 책에서 투자의 형식을 여러 가지로 설명합니다. 신생회사에 돈을 투자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시간과 함께 투자하거나, 인맥을 엮어주는 역할을 하는 등의 방법과 자신의 성공담을 담고 있습니다.


느낀점

일단 저는 해외에서 발매하는 자기계발서는 잘 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자라온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환경과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취하는 삶의 태도는 우리나라에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하나의 이유입니다. 늘 자기계발서를 보면 느끼는 점과 같이 이 책에도 정답은 없었습니다. 정답을 적어 놓은 책은 잘 없습니다. 다만 독자들이 생각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해주고, 그 불씨를 댕겼다면 책으로써 어느 정도 역할을 다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자가 12개의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건 미국이라는 환경과(언어적인 장벽이 없음, 매우 많은 사업이 존재) 애초에 하버드를 졸업하고, 월가에 취직이 가능했던 사람이라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에서부터 핀트 나갑니다. 한국이라는 곳에서는 신생업체에 투자를 손쉽게 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러한 정보도 직장인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소액 투자를 받아주는 벤처기업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큰 투자를 하기에는 직장인이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을 리 만무합니다. 그리고 요즘 누가 벤처기업을 한답니까? 소위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하며, 9급 공무원 응시생이 22만 명이 넘는 그런 시대입니다. 사람은 비관적이면 안 되지만, 현실에 대해서는 냉철해야 합니다우리가 모두 저자처럼 될 수 없다는 걸 저자도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많았습니다. 

회사 일을 모두 접고 음악을 하겠다고 뛰어들었던 지난날이 떠올랐습니다. 좀 더 빨리 이 책을 읽었다면, 나는 음악을 선택하지 않고 투잡을 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음악을 하는 것에 몰방했던 시간이 부끄럽거나 후회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게 된 이유는 음악을 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음악 만들고 사람들이 사주면 번 돈으로 또 좋은 음악 만들면 되지? 하는 일차원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음악을 사업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 역시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좋아하는 거 금전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해보고 싶었고, 해본 후의 결과니까 무덤덤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돈은 벌지 못했지만, 다른 분야의 사람이 범접하지 못할 경험과 지식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업을 음악으로 풀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우리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회사의 오너도 한 명의 자영업자일 뿐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대비해야 합니다. 우리와 환경이 다른 곳에 사는 저자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사람이 행동했던 이유는 공감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바라보고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대로 계속 갈 것인지,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설 것인지. 내가 무엇을 남들보다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세히 분석해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책을 보고 다시 한번 환기했습니다. 노력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