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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예술과 문화

[칼럼] 예술과 문화 - ② 대중예술이란 무엇인가?

Photo by Beata Ratuszniak(Photo by Beata Ratuszniak)


음악을 하다 보면 본인이 지금 하는 것이 대중 예술인지 순수 예술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니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정의도 모를뿐더러 "나는 돈의 노예를 자초하는 대중 예술 편에 서지 않는 고독한 예술가니까 내가 진짜야!" 라고 자위하는 창작자도 더러 있습니다. 특히 대중가요를 무시하는 사람이 그 부류에 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사람들의 작품 인지도나 창작자 본인의 인지도가 낮은 이유가 과연 대중성을 띄지 않는 순수 예술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일반 사람들이 가치를 알아채기도 어려울 정도로 예술성이 뛰어나서 일까요? 두 가지 의문에 맞다고 일축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대부분 창작자는 순수예술보다는 자신도 모르게 대중예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이 돈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만을 걸어가는 사람의 생각도 저는 인정합니다. 반면에 예술도 당연히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니 돈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생각 역시 저는 인정합니다. 차이가 있을 뿐이지 어느 것에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는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특징과 차이점, 공통점을 찾아보고 예술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대중예술의 특징

대중예술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단연 중요한 특징은 자본주의 시장 구조 안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상품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창작자가 고민하는 해답은 나오게 됩니다. 만약 당신이 작품으로 돈을 벌게 된다면 당신은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순수예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언더그라운드에서 구르고 있더라도, 그 행위가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하고는 있지 않지만, 결국 그 행위로 돈을 벌고, 벌려 한다면 그건 대중예술에 속합니다. 다만 대중 예술 중에서도 그저 인지도가 없고 돈이 안 되는 대중 예술을 하고 있거나,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 선상에 있는 예술. 즉, 창작자의 의도가 좀 더 많이 반영된 대중예술을 하는 것일 겁니다.  

대중 예술의 또 하나의 특징은 대중의 경험과 욕망을 반영하고 결핍과 고통을 자극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TV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식욕(백종원의 4대 천왕), 수면욕(1박 2일), 출세욕&물질적 욕망(권력다툼 형 아침드라마), 성욕(에로영화, 포르노 산업, 옷차림이 가벼운 걸그룹), 승부욕(각종 스포츠) 등등 인간의 욕망을 다루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대중예술은 경험과 욕망을 반영하고 그 욕망이 결핍되는 장면을 보여주고 해소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소비자가 반응하게 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막장 드라마를 대중이 욕하면서도 계속 만들어지고 계속 소비되는 것을 보면 인간의 욕망이 쉽게 사그라들 수 없는 콘텐츠 주제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대중 예술은 보수적인 특징을 갖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야 하고, 여태껏 해왔던 욕망 자극을 이어나가야만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새로운 것을 쉽게 추구하지 못합니다. 대중예술은 창작자의 의지나 생각보다는 수용자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창작해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점은 시청률이 높은 주말 드라마의 재벌, 가족 갈등, 사랑 스토리를 30여 년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중예술의 중요한 다섯 가지 특징을 요약하자면, 자본의 영향을 받으며 대중의 경험, 욕망을 반영하고 결핍과 고통을 자극과 동시에 해소하며 보수적이고 수용자의 입장에서 제작되는 예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순수예술의 특징

이와는 반대의 개념으로 순수예술의 특징은 어떨까요? 대중예술의 거의 반대개념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순수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자본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작가 자신의 감정이 창작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창작자의 의도와 생각이 창작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됩니다. 수용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다 보니 대중을 자극할 필요도 없으며 오로지 자신의 정신적 가치 추구에 전념하게 되니 개방적이고 주제가 인간의 경험이나 욕망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갖게 됩니다. 때로는 수용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정신세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역시 둘의 차이점은 자본입니다. 돈이 엮이면 수익을 위해 상대방을 고려해야 하고 많은 것들이 돈을 지불하는 쪽의 입맛에 맞추게 되는 구조라는 이야기입니다.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공통점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차이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술이라는 시각으로 봤을 때 둘의 공통점도 역시 존재합니다. 이 두 가지 예술의 공통점은 바로 특정 시대, 특정 계층 사람들의 경험 생각 느낌이 담긴다는 것입니다. 이전 시간에 이야기했듯이 예술은 형상을 통해 인간의 사상과 생각 느낌 태도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인간의 정신적 산물이기에 자신의 시대와 자신이 몸담은 계층의 경험을 가장 많이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예술적 차이에 대한 의식적인 고찰

본인이 창작자이라면, 혹은 창작자는 아니지만, 예술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의식적인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본인이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차이를 인정하는 사람인지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차별을 인정하는 사람인지의 대한 고찰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예술을 하는 것을 우쭐대거나, 예술에 대해 지식이 많은 것을 우쭐대는 경향의 사람을 마주하곤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예술에 대해서 타인보다 지식이 많을지 몰라도 정작 예술을 진정으로 대하는 자세, 예술이 인간 세상에서 갖는 의미를 이해하는 면에서는 순수한 어린아이보다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갈 건 결코 그런 사람들을 욕하기 위해서 이런 칼럼을 적어 내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남과 다르다는 우월적 생각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욕망 중 하나입니다. 그러한 생각은 문화에서도 나타나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문화란 대체 무엇인지 문화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