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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예술과 문화

[칼럼] 예술과 문화 - ① 진짜 예술, 가짜 예술 (진짜 힙합 / 가짜 힙합)

(Photo by Beata Ratuszniak)(Photo by Beata Ratuszniak)


예술을 하는 사람도 예술이 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의 저에게 누군가 다가와 불현듯 "대체 예술이 뭡니까?" 라고 물어본다면 전 말문이 막혔을 것이 분명합니다. 예술이 뭔지, 문화가 뭔지 제대로 알고 싶은 지적 호기심에 다양한 문헌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문화 수업 강의도 들어봤고, 호기심의 끝을 보려 배움의 끈을 놓지 않으니 이제는 문화가 뭔지 예술이 뭔지 어렴풋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블로그에 옮겨 놓으려 합니다. 만약 창작하고 있거나, 사업적인 무언가를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보시길 권합니다. 문화와 예술을 이해해야 대중을 이해합니다. 대중을 이해하면 Seller가 되기 쉽습니다. 최근 '대중예술 본색' 이라는 책을 읽고 느낀 것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동안 흩어져 있던 저의 생각들이 하나로 정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혹시 창작하고 있거나, 예술 & 문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저 책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제가 지금부터 써 내려 가는 지식도 상당 부분 저 책의 파편 들일 겁니다. 늘 이야기하지만 제가 말하는 건 생각이지 정답이 아닙니다. 타인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부정과 긍정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사고력을 올리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도 주입이 아닌 교감입니다.


예술의 정의


"형상을 통해 인간과 세상에 대한 생각, 느낌, 태도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인간의 정신적 산물 또는 행위"를 예술이라고 합니다. 다소 긴 문장이지만 간단히 말한다면, 무엇을 표현하는 것은 모두 예술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표현하는 것 중 생각, 느낌, 태도 혹은 인간 세상을 담지 않은 것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이러한 예술을 우리는 두 가지 정도로 나눕니다. 대중예술과 순수예술. 언어적인 느낌상으로만 봤을 때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대중예술은 뭔가 돈과 관련되어 있을 것 같고.. 순수 예술은 뭔가 어렵고 외골수적이고 "진짜 예술 같은" 느낌이나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러한 생각이 과연 옳은 생각일까요? 예술이면 예술이지 진짜 예술은 뭐고 가짜 예술은 뭐랍니까? 저는 힙합을 하니까 힙합을 예로 많이 드는데. 뭐가 진짜 힙합이고 뭐가 가짜 힙합일까요? 이센스는 진짜 힙합이고 엠씨몽은 가짜 힙합일까요? 


예술에 관한 질문


Q1) 무엇을 예술이라고 하는가?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예술의 정의를 이야기하면 됩니다. 형상을 통해 인간과 Blah Blah...하지만 우리가 생각이나 이념이 부딪히는 이유는 언어의 정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입니다. 


" 요즘 음악은 음악도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저 문장 뭔가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음악이라고는 하는데 음악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는 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음악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따로 있어서입니다. 아마도 음악을 형태로 보기보다는 가치로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가 무엇의 맞고 틀림을 판단 내리기 전에 먼저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예술일 수도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예술을 칭할 때 '종류, 형태를 기준'으로 할지 '가치를 기준'으로 할지 정하는 것 말입니다.


Q2) '예술인가?' 를 묻기 전에 질문을 '예술적인가?' 로 바꿔본다면?


위에서 예로 들었던 가짜 힙합 진짜 힙합을 가져와 봅니다. 엠씨몽의 음악은 힙합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이나믹한 리듬에 음정이 담긴 노랫말 대신 랩을 주로 구사합니다. 엠씨몽의 음악이 힙합인가? 라고 물어본다면 형식상으로는 힙합이 맞다! 라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엠씨몽의 음악이 힙합적인가? 라고 물어본다면 힙합 문화를 향유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힙합적이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우리가 형태나 본질보다는 가치와 덕목을 기준으로 판가름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대중문화와 대중 예술에 대해서 이해하기 전에 일단 이러한 생각을 걷어내야 합니다. 가치와 덕목만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문화가 형성되면 그 개인적인 것도 무언의 약속처럼 사람들 간 공유될 수는 있습니다만 우리는 문화를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더욱 객관적인 관점에서 문화, 예술 현상을 파악하고자 하니 어느 한 가지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예술을 판단하는 두 가지의 기준을 알았으니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혹은 타인이 가지고 있는 색안경의 존재를 인식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대중 예술과 순수 예술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 )